느린 단어들

느린단어들 - 맡기다

노인트 2025. 10. 3. 21:00

어느 순간,
나는 나를 붙잡고 있던 무언가를
그저 조용히 내려놓았다

 

모든 걸 컨트롤하려는 마음,
흐름을 바꾸려 애쓰던 집착,
결과를 먼저 걱정하는 불안까지도

 

그 모든 것을
이제는 믿음이라는 이름으로
조용히 맡겨보기로 했다

 

맡긴다는 건
그저 무기력하게 손을 놓는 게 아니라,
흘러가는 시간과 감정을
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

 

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믿음,
지금 이 순간을 지키겠다는 다짐,
그리고 언젠가는 닿을 거라는 조용한 희망

 

불완전한 지금의 나를
조금 더 부드럽게 안아주는 방법.
그게 바로
맡긴다는 마음이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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